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웃과 마찰을 겪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은근히 자주 발생하는 분쟁 중 하나가 바로 ‘물이 흘러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이처럼, 누군가가 설치한 저수지나 배수시설 같은 ‘공작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거나 그럴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그런 상황을 대비해 민법 제223조가 존재합니다.
제223조(저수, 배수, 인수를 위한 공작물에 대한 공사청구권) 토지소유자가 저수, 배수 또는 인수하기 위하여 공작물을 설치한 경우에 공작물의 파손 또는 폐색으로 타인의 토지에 손해를 가하거나 가할 염려가 있는 때에는 타인은 그 공작물의 보수, 폐색의 소통 또는 예방에 필요한 청구를 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야 작동합니다.
이 세 가지가 충족되면, 피해를 입거나 입을 뻔한 쪽에서 시설을 설치한 사람에게 보수를 요구하거나, 위험을 미리 막아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는 거예요.
이제 이해가 조금 더 쉬워졌죠?
A씨는 자신의 밭에 농업용 저수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노후화되면서 외벽에 금이 가고, 장마철엔 물이 넘칠 듯 말 듯한 상태가 계속됩니다. 아래쪽에 살고 있는 B씨는 늘 불안합니다.
이때, B씨는 A씨에게 **“저수조 점검하고 보수 좀 해주세요.”**라고 청구할 수 있어요.
왜냐고요? 아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손해를 가할 염려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C씨는 집 뒤편에 있는 배수로의 관리에 소홀해서 낙엽이 쌓여 막혀버렸습니다. 폭우가 내렸을 때,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옆집 D씨의 마당으로 흘러 넘칩니다.
D씨는 “배수로 좀 뚫어주세요.” 또는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조치해주세요.”라고 보수 또는 예방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깁니다.
아니요! 이 조항은 **‘손해를 가할 염려가 있는 때’**에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사고가 터지고 나서가 아니라, 터지기 전에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예방이 법적으로도 허용된다는 점,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그건 아닙니다. 이 조문은 ‘보수’하거나 ‘소통’하거나 ‘예방’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만을 규정하고 있어요. 시설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면 “당장 철거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민법 제223조는 단순히 물을 저장하고 흘리는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라는 의미의 조항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토지 위에 저수조, 배수관, 수도 시설 등을 만들었다면, 그 시설은 항상 안전하게 유지·관리되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아 주변 토지에 피해가 생기거나 생길 우려가 있다면, 그 피해자 또는 우려 당사자는 미리 보수·소통·예방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서로의 토지와 시설을 잘 관리하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결국 모두를 위한 길입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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